그 많은 GMO 누가 다 먹었나

GMO 강연/김은진 교수님 강연에 다녀왔어요.

제가 식생활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오래 전부터 식생활 강연을 많이 들어왔는데 오늘 강연은 그 중 가장 인상 깊었어요.

그냥 평범한 GMO 강연이겠지 하고 별 기대없이 갔는데 우리의 식문화를 역사, 경제, 정치, 국제, 여성해방운동 그리고 분단의 현실까지 총 망라해서 두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한번도 쉬지않고 열강을 해주신 교수님의 강연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그래서 GMO 강연계의 알쓸신잡이라고 이름 붙여봤어요.

사무국 총무님이 살며시 올려주신 공지에 같이 강연 들으러 갈까하고 지현님이 손 내밀어 주셔서 둘이서 다녀왔어요.

30분 늦게 도착해서 맨앞에 앉아 강연을 듣게 된건 신의 한 수!
교수님이 뿜어대는 침을 다 맞아가며 저도 강연에 몰입했습니다.

역사적으로 86년 우루과이라운드로부터 먹거리를 걱정한 농민들로부터 한살림등 생협이 등장한 이야기.

분단이라는 패러다임 안에서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농산물을 일방적으로 강대국에 의해 수입해서 소비해야하는 정부와 때마침 고등교육을 받기 시작한 여성들의 해방 운동, 식품대기업과 가전생산 대기업들의 이윤추구와 전략들이 맞물려 우리의 식문화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는게 30년동안 쭉 이어져 오고 있다.

분단의 현실이 우리의 식생활을 불리하게 하는 일이란 건 건 상상도 못했죠.

96년부터 본격적으로 GMO 농작물들이 들어오면서 특히 식용유, 간장, 당류 이 세가지가 원재료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법규로 대기업들의 대량생산의 표적이 되고, 교수님 또한 10년 넘게 식용유와 설탕을 끊고 살고 계시답니다.
세월이 흘러 식품회사에서는 이미 만들어 둔 이 식재료로 국도 만들고 반찬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밥도 만듭니다.

앞으로 수퍼 연어, 쌀, 감자, 사탕무, 해바라기 등등 유전자 조작 생산품들이 나올텐데 걱정이 앞서네요.

교수님은 가장 어리석은 질문이 “그럼 어떤 기름을 먹어야 합니까?” 라는 질문이라고 하셨어요.
어떤 기름을 먹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우리가 꼭 그 많은 기름을 먹어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때라고 하십니다.

한살림 엄마들은 아이에게 유기농을 먹여야지 하며 아이에게 유기농을 먹이지만 아이는 잘 모른다. 예를 들자면,
라면을 먹이면서 이건 한살림 라면인데 우리밀에 천연…. 어쩌구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렇게 라면맛을 알게 해주면 나중에 아이는 밖에서 사 먹는 게 된다.
아이에게 습관을 들이면 그게 문화가 된다고 하십니다.

(백만번 생각해봐도 옳으신 말씀이네요.
저의 행동을 반성합니다. )

그리고 공장 대량생산방식의 틀 안에서 근본적으로 식생활의 문제를 바꾸는 건 어렵다.
다시 부엌으로 돌아가라. 개인의 책임, 부엌이 아닌 공동체, 집단의 부엌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도 내려주셨어요.

그러다보니 저절로 한살림의 미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추론이 가능해지네요.

우리가 유기농을 먹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음식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체계에서 근본적인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

번외로 성조숙증에 대해서도 살짝 코멘트해 주셨어요.
각종 첨가물과 GMO 음식등등이 채내에서 언제 어떤 key로 작용해서 우리 몸을 해칠지 모르지만 환경호르몬의 가면을 쓰고 몸에 침투하면 여성호르몬화해서 결과적으로는 노화를 빠르게 진행합니다.
여자아이들에게는 치명적으로 빠른 속도로, 남자아이에게는 2차성징의 속도를 늦춰 잘은 안보여서 남아들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신답니다.

제가 알고있던 단편적인 지식들이 이 강연으로 모두 융합되어 전부 연결이 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먹거리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다시 하게끔 하는 시간이었어요.

교수님도 25년전부터 한살림 조합원이시랍니다. 제가 밴드에 사진과 강연내용을 올려도 되겠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다른 평범한 강연일거라 선입견을 가졌던 제게 너무나 커다란 인상을 남겨 주셨네요.

이런 강연을 저랑 지현님만 들어서 너무 속상하네요.
경기서남부에서 교수님 강연 좀 추진해 주세요.